우리 쭉쭉이 태어난 지도 2주가 넘어 내일 조리원 퇴소를 앞두고 있네요.
고은여성병원에서 출산하고 깊은 여운이 남아, 이렇게 출산후기를 남겨봅니다.ㅎ

회사에서 가까운 병원을 선택하고, 임신확인부터 막달검사까지 뭐하나 걸리는(?) 것 없이 건강하게 있어 준 우리 아기. 입덧도 거의 없었고, 배도 남보다 안 나온 편이었고, 무엇보다 배도 안 터서 스스로 대견했어요.
근데 막달이 되니, 하루하루 두려움이 엄습해 오더군요.
자기 전 하루 한 두시간은 출산후기만 들여다봤던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진통시간이 길었어요. 정확히 60시간..ㅡㅡ
2월 16일 새벽4시. 생리통 같은 통증이있어 일어나서 진통간격을 재보았어요. 그냥 싸한느낌.
그러나 나름 주기적이었죠.
5분간격 일 때 가야지라고 생각하는데 새벽부터 오후까지 주구장창 8분간격까지밖에 안오더라구요.
그리고 4일전에 내진하면서 자궁문을 1센티 열어놓은 상태이기도 했고,
내진혈도 심하게 나오고 4일내내 내진혈인지 이슬인지 구분이 안될정도로 핏덩이,찌꺼기, 피.. 계속 나왔어요.
배가 계속 아파서 일단 병원에 가자하며 출산가방을 싸매고 병원으로 향했어요.


태동검사 결과 귀가조치ㅠㅠ.. 아아.. 다시돌아가서 이런고통을 감내하고 싶지 않았는데..
애석하게도 집에 돌아왔고.. 계속 지속적인 진통에 시달려야했어요..
결혼후 한번도 친정에서 자본적이 없는 내가 친정으로 가 있기로했어요. 신랑이 교대근무라 집에 없는데다가 진통은 혼자 견디는 거지만 밥을 차릴 수가 없었거든요ㅠㅡ

그때부터 다음날 19시까지 24시간이상 엄마에게 차마 보여줘선 안될 짐승의 모습을 보이게 됐죠.
엄만 자식넷을 낳았어도 그런 가진통을 해보진 못했다는거에요. 대신 낳아주고 싶다며ㅠㅡ
아아.. 탈진 올 것같더군요.
19시 신랑퇴근하여 전 다시 우리집으로가서,그때부턴 신랑한테 고통스런 모습을 보여줬지요ㅡㅡㅋ
진통어플만 계속 리플레이하며, 주기가 규칙적이길 바랬어요. 규칙적이다가도 한번 어긋나면 진짜 핸폰을 던져버리고 싶었어요ㅠㅡ

신랑을 거실에서 자라하고 방문을 닫고, 전 침실을 전투장으로 준비해놓고 밤새도록 전투를 했어요.
옆에 사람있으면 거슬릴 것 같고.. 맘껏 고통스러워할 수 없으니..
누우면 더 힘들어서 앉았다가 엎드렸다를 반복하며 그렇게 또 뜬눈으로 밤을 지샜어요.
자정 이지나고는 세상에.. 1분 주기 혹은 30초 주기로 고통스런진통이 새벽까지 지속됐어요.
이런말 죄스럽지만..진짜 미칠지경이었어요ㅠㅡ
얘만 빼면 이런 느낌 없을테니, 이대로 배를 째고 싶다이런느낌..
못참고 새벽1시쯤 분만실로 전화를 걸었죠.
가진통이라면 30분정도 걷기운동하면 괜찮을거고, 그래도아프면 내원하라고 했어요.
1분주기 진통에 어떻게 걸을수있나요.. ㅡㅡ..
그래도 방에서 왔다갔다10분걷다가 포기했구요..OTL ..

다시 3분 5분으로 간격이 일정치않아서 다시 좌절이었어요..
도대체 이런진통을 언제까지 버텨야 한단말 일까...

그렇게 3일째(2.18일) 아침이밝았습니다.
신랑이 일어나서 폐인된 제얼굴을 보더니 오늘 병원가자 했어요. 가진통이고 머고 제왕절개라도해서 낳자고.
그렇게 저도 몇일밤동안 그래..제왕절개도 괜찮겠다라는 방향으로 맘을 돌리고 있었어요ㅠㅡ..
근데 병원이 워낙 자연분만주의인것 같아서 이걸 병원가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민을 했죠.ㅋㅋ
진통간격도 짧지만, 진통 강도는 이루말할 수가 없고, 한번오는 진통시간도 대중없이 길었어요.
진통 후 여운도 길고..해서 실제주기는 거의 1,2분도 채안된 것 같아요.
전날 엄마가 싸준 죽을 신랑이 먹여줬어요. 입맛도없지만, 먹어야 또 전투를 할 수 있으니까..
살기위해 먹었어요.
그러곤 죽을 힘을다해 머리를 감고, 신랑과 함께 병원에갔습니다.
이번엔 차뒤에 앉아서 온몸으로 진통하며 20분 걸려 병원도착. 내려서 거의 기어서 외래접수.
한번 돌아온 경험이 있었기에 그 트라우마로 접수하면서 구차하게 이게 가진통일 수 있지만 등등의 설명을 함..
글치만 산전실 샘이 나를 보시곤 그냥 휠체어를 바로 가져오심ㅡ 바로 분만실로 데려가 주셨어요.
이때부터 분만시작..
남들은 이때부터가 시작인데 난 그 전 산고가 왜이리 긴걸까....ㅠㅠ

<이때부턴 음슴체입니다. 왜냐..분만 ing형이기에..>
1230분만실 도착. 2센티열렸다고함. 바로 관장,제모.
한시간에 1센티열린다고하니 오늘 안으론 나오겠구나..
관장이 다들 얼마못참는다기에, 관장주사맞고 바로 화장실 갈준비태세를 갖췄으나
5분정도돼도 별기미가없어 미리 화장실가서 앉아있었음ㅡㅡㅋ
제모는 머 여러 후기가있었으나, 난 좀 시원한느낌도들고 하나도 안 아팠음.

1300 점심시간.. 신랑도 밥먹으러 갔다온다 함(난 미음 몇 숟가락 먹고 왔구만..--ㅋ)
정자세로 누워 진통을 겪자니 힘겨워 죽겄다.
그래도 행복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진통을 겪는게아니라 병원에 내가누워있다는것 자체가 고마웠다ㅠㅡ

1400 나의 담당쌤 김정민원장님 들어오심. 구세주ㅋ
내진하시더니 4센티가열렸다고 한다. 바로 양수터짐. 엄청난 진통에 온몸이 덜덜 떨리고 정신이 도망갔다.
심호흡으로 진정시키시고..바로 무통주사 들어가고 조금이따 무통천국이 왔다..

그렇다 무통빨 제대로 받았다.
3일을 못 잤지만, 그래서 더욱 간절했다. 금방 끝내자는 전투의식..ㅡㅋ
졸렸지만 이를 악물고 심호흡했다. 산전요가와 자연분만리허설에서 배운 복식호흡.
한시간 그렇게하고..
내진. 다 열렸다고한다. 올레~ 럴수이럴수.
이제 진짜 낳는가보다. 신통방통.

1530경 힘주기연습하고 의사샘 불러주신단다.
무통을 맞았지만 애가 내려오고있는 느낌, 진통이 언제 오고있는지 여부, 먼가 흐르는 느낌이 다 있었다.
힘주기연습 후 의사쌤 들어오심.
진짜 힘 한번주고 애기 나오..ㄹ뻔하다가 아..얘가 생각보다 크네 하는 쌤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들어 다시 호흡 크게 들이마시고 힘을빡 주자 애기가 나왔다.
회음부봉합?하기전에 행여나 아플까봐 무통을 더 넣어주셨다. 우왕 척추로 퍼지는 시원한느낌..
이제 믿을수 있을 것 같다란.. 편안한 느낌.
그렇게 병원도착 3시간 30분만인 1557 우리 쭉쭉이가 태어났어요.ㅎㅎ

진통을 오래해서 넘 힘들었지만
상대적으로 분만은 넘(?) 쉬웠던 초산맘이었습니당.

분만하고 입원한동안에도 넘 편안하고 친절한 고은여성병원 간호쌤들 감사하고, 특히 아기확인부터 분만까지 산모입장에서 섬세하게 진료봐주시고 애 받아주신? 김정민원장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산부인과는 귀한 아이가 생산(?)되는 신성한 곳이기에 신전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들도 진짜 좋은 일(?) 하시는 것 같아요.ㅋ
모든게 신선했어요.ㅎㅎ

이제 육아가 걱정되는 1인입니다.
출산앞두신 예비맘들 잠깐?만 힘들면 이쁜 애기볼수있으니 힘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