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한지 벌써 76일이 되었습니다. 엇그제 몸무게를 재었는데 이제 6.4kg이네요.

요즘 안아주면 너무나 좋아하고 제 어깨 넘어 이것 저것 두리번 하느라 하루가 짧아요.

저는 2015년 11월 9일에 출산한 총명이 엄마입니다. 아이 이름은 다온이예요. 좋은 일이 다 온다는 한글 이름입니다.

결혼한지 3년 8개월 만에 임신을 하였어요. 아이들을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제가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데 되지 않으니

속상한 마음은 이루 표현할 길이 없었어요. 생명은 제 뜻대로 되는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거라는걸 알게 하시려고

긴 시간을 보내게 하였고 지금은 아이의 미소, 아이의 울음 소리에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병원 선택에 있어서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처음에는 직장에서 가까운 주안에 있는 병원을 다녔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4월 즈음에 갈색혈이 조금 보였는데 남편과 자가용으로 퇴근길에 별뜻없이 얘기를 했다가

남편이 너무 걱정을 하는 바람에 집에서 가까운 고은여성병원에 가게 되었고 야간진료로 그 날 당직이었던

김영주 원장님께 첫 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자상할 뿐만 아니라 같은 여자여서 마음이 참 편했어요.

출산예정일이 11월 2일이었는데, 10월 8일에 퇴근길에 음주운전을 한 뒷차와의 접촉사고로 인해

잠시 놀라서 그날 바로 야간진료를 또 가게 되었고 태동검사 결과 자궁수축 정도가 높아서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출산휴가를 5일 남겨두고 갑작스러운 입원으로 인해 인수인계도 제대로 못하고 7층 병실에 눕게 되었어요.

생전 처음 입원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는데, 의외로 저는 입원 체질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에 와서 입원 체질이라는 단어를 쓰며 미소를 짓고 있지만 당시에는 좀 힘들었어요.

직장업무가 많아 임신 9개월에도 야근을 하던 때였는데 이제 좀 쉬라는 뜻이었던 것 같아요.

초음파로 아이무게를 잴 때마다 평균보다 많이 작아서 울었던 적도 있었고 임신 후반기 내내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고은여성병원에서 11박 12일 동안 잘 먹고 잘 쉬고 마음편히 마음 속 태교를 하며 아이를 키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초음파는 오차가 있다고 하는데 그 오차가 저에게 있었네요.

출산 직전까지 아이 무게가 3000g 정도에 불과했는데 낳아보니 3.54kg이었어요ㅋㅋㅋ

저희 친정 어머니께서도 첫째인 저를 낳을 때 예정일보다 약간 늦게 낳았다고 하셨는데

그런 것 때문인지, 병원 입원을 하면서 자궁수축 방지 링겔을 맞아서 그런지

예정일이 지나도 자궁경부가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저는 내진을 해도 하나도 안아픈

돌 자궁을 가졌던 여자예요. 그래서 결국 유도분만을 하러 11월 8일 입원을 하고 9일에 아이를 낳기로 했는데

운이 좋게도 9일 아침부터 자연진통이 살짝 오게 되어서 서서히 몸 풀 준비를 했습니다.

자율진통실에서 짐볼도 타고 목마도 타고 출산은 축제라는 생각으로 계속 기다렸어요.

그러나 몇시간을 지나도 1cm밖에 열리지 않아서 그날 아이 못 낳는가 보다 했는데

아침이 지나고 12시즈음이 되니 3cm 정도가 열렸어요. 4cm부터는 무통주사를 맞을 수 있어서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잘 열리지 않아 잠시 촉진제를 쓰기도 했어요. 촉진제를 쓸 때 까지도 내진을 해도 안아프고

태동기가 99를 찍어도 심한 생리통 정도로 여겨져서 참을만 했는데 오후 1시가 되니 저절로 무통 무통을 외치게 되는..

무통을 맞고 30분 정도 지나니 졸음이 오면서 푹 쉬었는데 한시간 반쯤 지나니 무통이 풀리게 되어 간호사님께

무통 1대 더 맞을 수 있냐고 했더니 아이가 다 내려와서 바로 힘주기를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힘주기 4번 하고 우리 아이를 만났어요!!! 저는 무통 맞기 직전 30분만 약간 힘들었네요!

아이를 가슴에 안은 순간 너무 신기하고 제가 아이를 낳았다는게 믿기지가 않아서 펑펑 울었어요.

그리고 아이도 세상 밖에로 나와서 응애응애 하고 우는데 제가 총명아 하고 부르니 울음을 뚝 그쳤어요.

제 가슴에 아이를 안으니 생각보다 묵직하고 따뜻한 느낌이었네요. 아이를 씻고 무게를 재니 3.54kg

씻고 나와서 다시 아이가 응애 응애 하고 울어서 또 총명아 하고 부르니 울음을 뚝 그쳤어요. 정말 신기했어요.

분만실에서 응원해주신 분들이 계신데

우선 고은선 원장님께서 산모가 키가 크고 겁이 없어서 아이 쑥 낳게 생겼다고 하셔서 저 정말 그말 믿고 쑥 낳았어요.

간호부장님, 간호과장님께서도 진심어린 표정으로 잘 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셔서 저 눈물 날 뻔 했습니다.

그리고 가족분만실에서 함께 해 주신 간호사님께서도 자상하게 잘 도와주시고 간호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4월부터 11월까지 진료해주시고 아이를 받아주신 김영주 원장님께도 감사합니다.

김영주 원장님과 간호사님께서도 임신 중이셨는데 부디 순산하시고 아이와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그리고 출산을 앞두신 분들께서는 무통주사는 원하시면 주저하지 마시고 맞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원래 통증에 둔감한 편인데 그래도 무통 덕분에 잠시 눈을 붙이고 음악감상을 하면서 쉬니깐

힘주기 할 때 한결 편했던 것 같아요. 힘주기 2번만에 아이를 낳을 뻔 했는데 호흡이 약간 부족해서

다시 힘주기를 하느라ㅋㅋ 그리고 자연분만 리허설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늦은 출산 후기였네요.

부디 출산을 앞두신 산모님들께서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엄마니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순산하시길 바래요.

그리고 자연분만만이 순산이 아닌거 아시죠? 제왕절개이던지, 자연분만이던지간에

산모, 아이 모두 건강하게 출산한다면 그게 바로 순산입니다.